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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꽉 잡아 매발톱꽃] - 매발톱꽃을 보고 지은 17자 시

오두막 화단에 매발톱꽃이 핀다. 매의 발톱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인가 싶다. 작년에 담 너머 화단에 심었는데 백일홍의 기세에 눌려 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래서 올 해는 마당에 있는 화단으로 옮겼더니 이렇게 아름답운 꽃을 피웠다. 

장미꽃과 카네이션꽃에 더불어 석류꽃도 오월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오월은 붉은꽃들이 많은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벗나무에는 빠알간 버찌가 조롱조롱 매달렸다. 한 알을 입에 넣으니 새콤달콤한 맛이 꼭 체리 맛 같다. 아니나 다를까 체리가 맞다. 벗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버찌와 체리라고 한다. 버찌는 완전히 익으면 검은색을 띄고 체리는 빨간색을 띈다. 그리고 버찌는 그 맛이 떫고 쓴 반면 체리는 새콤달콤하다. 그러나 서양의 체리 처럼 크지 않다. 그 크기는 앵두와 비슷하다. 또한 체리꽃은 버찌꽃에 비해 일찍 핀다. 거의 매화와 비슷한 시기에 핀다. 

지난 일요일에는 아카시아꽃을 한 소쿠리 따다가 술도 담그고 효소도 담궜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연분홍 찔레꽃을 따다가 술을 담궜다. 아침 산책 때마다 가슴을 스치는 향기가 너무 좋아 그 향기를 오래 즐기고 싶었다. 아카시아꽃과 찔레꽃 향기는 진하고 뒤에 남는 여운이 참 좋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라는 노래 가사가 있는데 왜 슬프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녹음이 짙어질수록 찾아오는 새들도 늘어나는 것 같다. 어제 들어본 새소리가 다르고 오늘 들어보는 새소리가 다르다. 적어도 다섯 종류 이상의 새소리를 매일 아침 듣는다. 연못가를 지날 때 들려주는 오중주 합창은 그 어떤 연주 보다 좋다. 중간 중간에 화음을 넣어 주는 개구리 소리 또한 멋지다. 내가 아는 새소리만 해도 네 다섯 가지 이상은 된다. 휘파람새, 종달이, 뻐꾸기. 후투티, 까치, 물까치, 까마귀, 딱다구리, 꿩, 소쩍새, 딱새 등이다. 

새들은 주로 아침과 저녁에 연주회를 연다. 해가 뜰 즈음과 해가 질 녁에 드려주는 연주는 정말 황홀하다. 이들의 무대는 주로 대나무 숲과 연못가 버드나무 숲이다. 밤이 어두워지면 또 다른 연주가 시작되는데 그것은 바로 소쩍새 노래 소리다. '소쩍 소쩍 소쩍' 노래 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소쩍다 소쩍다' 하기도 한다. 옛날 한 머슴이 배가 고파 죽었는데 그 영혼이 소쩍새가 되었다고 한다. 큰 대접에 밥을 담아 주고 싶은데 도무지 그 모습을 찾을 길 없다. 이렇게 소쩍새는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된다. 아! 슬픈 소쩍새여!

요즘 자꾸만 타락하고 몰락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아프다. 아프다 못해 아리고 쓰리다. 이 세상의 지배자들이여 제발 깨어나라. 더 이상의 타락은 안 된다. 지배자들이여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본성으로 돌아오라. 더 이상의 지배와 착취는 안 된다. 그대들에 의해 이 지구라는 행성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고 수많은 생명체들이 죽어가고 있다. 

지배자들이여 아무 의미없는 권력욕과 재물욕을 제발 내려 놓으라. 그렇지 않으면 그대들이 지배하고 있는 생명체들은 다 죽고 말 것이며 그대가 살고 있는 지구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배자들이여 그대가 함께 살아야 할 존재는 모든 생명체들이고 그대가 기댈 곳은 지구다. 제발 이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의 죄를 짖지 말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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