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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은 피건만 즐겁지 않구나 오월 십일] - 장미꽃을 보고 지은 17자 시

장미꽃이 만발하는 오월이다. 붉은색 주황색 검붉은색 분홍색 흰색 등 갖가지 색의 장미꽃들이 온 세상을 밝히는 아침이다. 이렇게 장미꽃들은 활짝 웃는 모습이건만 나는 왠지 즐겁지 않다. 비가 내릴 것 같은 굳은 날씨 탓일까? 하늘도 강도 산도 나무도 풀도 힘이 없어 보인다. 오늘 아침 처럼 이렇게 다들 푹 쳐저 있는 모습은 처음이다.

아무리 세상과 멀리 떨어진 산 속이라지만 어쩔 수 없이 세상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세상을 등지고 살고 싶지는 않지만 언젠가 부터 자꾸만 세상과 멀어지고 싶다. '이게 아닌데' 한탄만 나오는 요즘이다.

인간이 인간스럽지 못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인간이 아닌 모습을 볼 때 마다 너무 슬퍼서 울고 싶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양복에 비단 넥타이를 매고 손목에는 고급 시계를 두르고 거만하게 앉아 아래로 깔아보는 눈 속에는 온갖 탐욕만이 이글 거린다. 부유한 부모 덕에 일류 대학 나오고 어깨 힘들어 가는 직장 얻어서 사람들 부리는 짓만 평생 하다 보니 뵈는 것은 모두 개 돼지들 뿐이다.

인간이 인간스럽지 못한 것은 인간이 자연과 멀어졌기 때문이다. 자신이 태어난 대우주, 대자연과의 교감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교육이 문제다. 지금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의 교육은 오로지 욕망 성취에 있다. 권력과 재물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자신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 교육이다. 지식과 과학은 권력과 재물을 더 많이 쟁취하기 위한 수단이다. 권력과 재물은 대우주 대자연으로 부터 착취하고 파괴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대우주 대자연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존재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인간만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대우주 대자연은 모든 존재의 신이며 어머니다. 그 어떤 존재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대우주 대자연은 공경하고 두려워해야 하는 존재다. 그 어떤 존재도 넘 볼 수 없는 신의 영역이다. 대우주 대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하는 짓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겸손해져야 한다. 겸손해지기 위해서는 모든 욕망을 내려 놓아야 한다. 한 줌도 되지않는 권력욕을 벗어 던져야 한다. 대우주 대자연은 한 순간에 그 권력을 앗아갈 수 있다. 권력은 오로지 대우주 대자연만이 가질 수 있다. 그것을 탐해서 군림하는 자는 반드시 군림 당한다. 지배한 만큼 지배당한다는 것이 대우주 대자연의 법이다. 재물욕을 내려 놓아야 한다.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것 이상을 탐해서는 안된다. 재물은 대우주 대자연을 파괴해야만 얻을 수 있다. 나를 낳아준 대우주 대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곧 나를 죽이는 일이다. 이것이 대우주 대자연의 순리다.

이 세상의 그 어떤 법도 그 어떤 지식도 그 어떤 과학도 대우주 대자연의 법과 비교될 수 없다. 절대적인 법이다. 그저 순응하고 따라야 한다. 그것이 대우주 대자연의 재앙으로부터 피하는 길이다.

대우주 대자연을 아는 교육이 진짜 교육이다. 대우주 대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대우주 대자연을 공경하고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를 가르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오늘부터 당분간은 인간스럽지 못한 인간들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러나 어쩌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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