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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풍경_6

 

 

며칠 째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 어제 아침은 영하 십도였고 오늘은 영하 팔도다. 바깥에 떠다 놓은 고양이 물 그릇도 꽁꽁 얼어 붙었다. 그래도 산책길은 어느 날 보다 산뜻하고 깨끗하다. 매일 아침 다섯시면 일어난다. 삼십분 정도 명상 체조를 하고 밖에 나가 고양이와 강아지들에게 아침밥을 준다. 이제는 내가 나가기도 전에 밥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산책길에 나선다. 요즘은 여섯시 반이 넘어도 날이 밝지 않는다. 나는 항상 이 시간에 산책을 한다. 왜냐하면 사방이 고요하고 어슴푸레한 새벽길이 좋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새벽길은 온전히 살아 있음을 느껴서 참 좋다.

 

무엇 보다 건강이 놀랍도록 좋아졌다. 이 산책도 다가오는 사월이면 이년이 된다. 그동안의 산책으로 절룩 거리던 오른쪽 다리도 괜찮아졌고, 어깨와 목이 굳어지는 현상도 사라지고 이틀에 한 번 꼴로 나타나던 소화불량도 많이 줄었다. 정말이지 이제는 살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절망적이었다. 고통이 심할 때는 이러다가 죽는구나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 그러나 우주 자연님은 나에게 다시 한 번 더 삶을 주신 것 같다. 너무 감사 드리며 다시 주어진 삶을 더욱 값지게 살 것을 다짐한다.

 

인간은 어떤 조건이 주어져야만 행복감을 느낀다. "내가 만약 ~라면 ~할텐데" 라고 어떤 조건이 주어져야만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떠한 조건도 행복을 가져오지 못한다. 다만 해방감을 줄 뿐이다. 그러나 그 해방감은 잠시일 뿐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그래도 허무하다고 하는 것이다.

 

나무들은 행복하다.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이 행복하다. 태양이 행복하고 달이 행복하다. 연못이 행복하고 물고기가 행복하다. 이들 모두는 아무 조건을 만들지 않는다. 그냥 행복하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것이 행복하다.

 

인간이 행복해 지려면  "내가 만약 ~라면 ~할텐데" 라는 조건을 버려야 한다. 아무 조건없이 그냥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내일은 오지 않는다. 지금 여기가 바로 내일이다. 다음은 없다. 지금 이 순간이 다음이다. 모든 행복은 "지금 여기" 밖에 없다. 천국도 지금 여기고 지옥도 지금 여기다. 순간 순간을 즐기면 천국이요 어떤 조건을 달고 다음으로 미루면 지옥이다.

 

부자가 아니어도 지금 여기서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는 수없이 많다. 밝아 오는 태양을 바라보며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부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즐거울을 수 있는 것은 부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미소지을 수 있는 것은 부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순간을 즐겁게 사는 법을 배우자. 결과를 추구하지 말자. 삶에는 목적이 없다고 한다. 삶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만족을 연기하지 말자. 지금 여기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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