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다 쓸어가는 폭우에 능소화는 피고] - 능소화를 보고 지은 짧은 시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라 폭우라도 반갑기만 하다. 그러나 이곳 남부지방에는 아직도 물이 부족하다. 단 한번만에 쏟아지는 물폭탄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긴 시간 동안 차분한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새벽에 잠깐 동안 또 폭우가 쏟아졌다. 자고 일어나니 대문 밖 담장에 진한 주황색 능소화(양반꽃)가 피었다.
凌霄花(능가할 능, 하늘 소, 꽃화), 능소화, 하늘을 능가할 정도로 아름답다는 뜻인가?
보름만에 글을 쓴다.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 장마가 오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갖고 있던 지병이 심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같이 사는 고양이 한 마리가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수술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키우는 고양이와 개는 어미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존재들이다. 버림을 받은 허약한 새끼들이 내가 사는 오두막을 찾은 것이 인연이 되었다.
나는 동물들과 같이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물을 싫어서가 아니다. 그 누구 보다고 동물을 좋아한다. 사람은 사람의 삶이 있고 동물은 동물의 삶이 있다. 그러므로 서로 간섭하거나 구속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의 기준으로 동물을 구속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동물도 하나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나름의 삶이 있고 그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변려동물(伴侶動物), 애완동물(愛玩動物)이라는 말이 잘못되었다. '짝이 되는 움직이는 물건', '사랑스러워 가까이 두고 희롱하기 좋은 움직이는 물건' 이라는 뜻이다.
동물은 사람의 짝이 될 수 없다. 사람 또한 동물의 짝이 될 수 없다. 사람은 사람과 짝이 되어야 하고 동물은 동물과 짝이 되어야 한다. 억지로 짝이 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오늘날과 같은 비극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물 또한 이 대우주, 대자연의 귀중한 하나의 생명체이다. 그 누구도 간섭하거나 구속할 수 없는 존재다.
우리 인간은 이름없는 풀 한포기도, 이름없는 벌레 한 마리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이 존재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건 무생명체건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걸음 내 딛는 것 조차 조심해야 한다. 이름없는 한 존재가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주, 대자연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는 없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있어야 할 것은 있고 없어야 할 것은 없다. 그러므로 있는 것을 없애려고 하는 것은 죄를 짖는 것이다.
대우주, 대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공동운명체' 이다. 하나라도 없어지면 결국은 다 죽는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하나하나 죽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존재들이 죽어가고 있다. 작고 힘없는 존재들이 먼저 죽어가지만 결국은 가장 힘이 센척하는 인간이 죽을 것이다. 대우주, 대자연은 이 지구라는 행성을 갈아 엎을 것이다. 완전히 갈아 엎고 새롭게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대우주, 대자연의 이치를 알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 지구상의 말 못하는 생명체들은 다 알고 있는데 말 많은 인간들만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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