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모란꽃 붉다 못해 홍자색이 되었네] - 모란꽃을 보고 지은 17자 시
모란꽃이 핀다. 불은 자주색을 띤 크고 풍성하며 화려한 꽃이다. 목단이라고도 불린다. 화투에도 등장하는 꽃이다. 꽃 중의 꽃이라고 할 만 하다. 다만 꽃이 빨리 진다는 점이 아쉽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는데 채 사흘도 못가 떨어져 버린다. 이와 비슷한 꽃으로 해당화가 있다. 해당화 역시 크고 화려하고 풍성하지만 빨리 진다는 점은 모란과 비슷하다. 그러고 보면 크고 화려한 꽃일수록 오래 못가는 것 같다.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올 해 들어 다섯번 째 비다. 실개천의 물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목마름에 힘들었던 산천초목들에게는 고마운 생명수와 같다. 나뭇잎들은 점점 그 푸르름을 더해간다. 후투티새는 벌써 새끼가 알에서 깨어났는지 어미새가 바쁘다. 먹이를 물어 오다가 나와 마주치면 어쩔 줄 모른다. 침입자라고 판단한 듯 나를 둥지와 먼 곳으로 유도한다. 내가 사는 오두막 맞은 편 빈 집에 둥지를 틀어서 나와 자주 마주친다. 걱정말라고 말을 건네보지만 내가 사라질 때까지 경계를 멈추지 않는다.
사월과 오월 그리고 육월은 모란꽃 만큼이나 검붉은 계절이다. 이 땅의 수많은 백성들이 자유를 찾기 위해 피를 흘렸다. 대우주로부터 본래 주어진 자유를 되찾기 위해서였다. 대우주, 대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순수한 자유다. 그 자유는 어떤 누구로부터도 구속받지 않는 삶이다. 그러나 늘 지배자들은 이런 순수한 자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욕망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이라는 구속을 만들어 백성들을 억압하고 지배하고자 한다. 그러나 영원한 지배는 없다. 그래서 늘 역사는 지배와 지배당함을 반복해 오고 있다. 대우주, 대자연은 언제나 평형을 맞추기 때문이다.
작금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 평형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지배자들의 억압이 심해지고 있다. 백성들은 불편하고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폭발할 것이다. 지배당함에 맞서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또다시 피바람이 불 것이다. 이제는 제발 이런 과정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그럴려면 먼저 지배자들이 깨달아야 한다. 권력욕과 재물욕을 내려 놓아야 한다. 권력과 재물은 대우주, 대자연으로부터 뺏은 것이다. 지배와 부는 백성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다. 대우주, 대자연의 이치는 평형이다. 영원한 권력과 부는 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빼앗기게 되어 있다. 지배한 만큼 지배 당하고 뺏은 만큼 뺏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모란꽃 만큼이나 붉은 사월과 오월 그리고 육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대우주, 대자연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 지식과 과학이 삶의 근원이 아님을 지난 백여 년을 통해 증명해 오고 있다. 지식과 과학은 인간을 멸망으로 이끌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지구라는 행성이 사라질 것이다. 대우주에서 지구 하나 쯤 사라진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 대우주는 그만큼 크고 광대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구와 인간은 그만큼 작은 존재라는 사실이다. 대우주에서 보면 지구와 인간은 미세한 티끌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겸손해야 한다. 무서워해야 한다. 대우주, 대자연을 경외해야 한다. 대우주, 대자연의 흐름에 순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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