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한줄

뻐꾸기 울고 매화 한 송이 툭 입춘절 아침에

slowmrlee 2023. 2. 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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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달이 기울어가는 새벽, 뿌꾹뿌꾹 뿌! 하는 소리가 정적을 깨운다. 그 소리에 놀랬는지 매화 한 송이가 하얀 꽃을 펼친다. 뻐꾸기와 매화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존재인가 보다. 아직 연못에는 얼음이 남아 있는 쌀쌀한 날씨지만 자연은 벌써 봄이다.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느라 바쁘다. 나무가지에는 갈까마귀 한 마리가 짝을 부르느라 바쁘고, 함께 사는 고양이 녀석들은 짝을 찾아 나간지 오래다. 화단에는 떨어진 낙엽 사이로 화초의 여린 싹이 고개를 내민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차가우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해가 뜨는 시간은 점점 빨라지고 기우는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우주계(존재계, 자연)는 참으로 신비하다는 것을 느낀다. 잘 짜여진 계획 처럼 봄이 오고, 철새들이 찾아 오고, 꽃이 피고,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사람의 마음 또한 변하니 말이다. 우리 인간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역임에는 틀림없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한 치 앞의 일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며칠 전에 일어난 터키의 대지진은 이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알고 보면 우리 인간의 지식이 매우 무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무지로 인해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우습게 보고 있다. 그 알량한 지식으로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다 아는 것처럼 까불고 있다. 그러나 그 지식은 이 거대한 우주계(존재계, 자연)의 티끌만한 먼지에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정복하겠다고 하니 참으로 우습고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당장 지구에서 일어나는 사고도 막지 못하면서 감히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정복한다고 하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우주계(존재계, 자연)는 신비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존경하고 무서워해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우주계(존재계, 자연)는 정복하고 도전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경외하고 복종해야 하는 존재다.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정복한답시고 또 얼마나 우주공간을 오염 시킬지 안봐도 뻔하다. 더러운 쓰레기 더미는 이 지구 하나만으로 모자란단 말인가?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다. 이 지구와 인간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우주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우주계는 무(無, 空)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사라질 수 있겠는가?

지식은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이해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일 뿐이다. 그러므로 지식을 걷어 치워야만, 머리 속에서 없애 버려야만 우주계를 경외하고 복종할 수 있다. 우주계(존재계, 자연) 처럼 순수해져야만 우주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이 조화만이 인간이 가장 행복하게 살 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이 무지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앎은 지식이 되고 그 지식이 쌓여 습관이 된다. 그러므로 어떤 사실을 알고 나면 곧바로 그 앎을 버려야 한다. 항상 빈 그릇이 되도록 비워내야 한다.

우주계(존재계, 자연)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 목소리를 들을 줄 알면 한 없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돈과 권력과 명예는 일시적인 것이다. 그러나 우주계와 하나되어 살아가는 삶은 영원한 것이다. 

우주계(존재계, 자연)를 존경하고 무서워해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그것이 참다운 삶이기 때문이다. 붓다가 그랬고, 예수가 그랬고, 마하비라가 그랬고, 크리슈나가 그랬고, 소크라테스가 그랬고, 노자가 그랬고, 장자가 그랬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았고, 소크라테스를 독살했다. 지금까지도 그 어리석은 짓은 계속되고 있다. 또 다은 붓다가, 또 다른 예수가, 또 다른 소크라테스가 와도 죽이기에 바쁘다. 

분명한 것은 붓다, 예수, 소크라테스, 장자, 노자 와 같은 사람들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완전한 자유와 행복을 이루었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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