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꽃이 피는데 나으리께서는 지금 어디
[나리꽃이 피는데 나으리께서는 지금 어디] - 나리꽃을 보고 지은 17자 시
오두막에 나리꽃이 핀다. 나리는 백합의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한다. 나리꽃의 나리는 당하관(堂下官)의 벼슬아치를 높여서 부르던 호칭인 나리와 같다. 이런 까닭에 나리꽃이 벼슬아치라는 상징을 갖게 되었고 벼슬길에 오르기를 기원하는 의미의 문양으로 채택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문에 정진하여 관직에 오르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그렸던 책가도에 나리꽃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나리꽃의 상징의미가 벼슬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책가도(冊架圖) : 민화의 하나로 책, 부채, 향로, 도자기 등을 화재로 그래 그림
가뭄이 심하다. 한 달 넘게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리겠다고 했지만 오늘 아침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온갖 농산물들이 메말라 가고 있다. 겨울 내내 가둬뒀던 저수지의 물도 점점 바닥을 향하고 있다. 내가 사는 산골에는 물이 없어서 모내기를 못하는 곳이 많다. 일주일에 한번씩 지하수를 퍼올려 고추밭과 화단에 물을 주고 있다. 물줄기가 약한 것이 지하수 마져 줄어든 것 같다. 이런 가뭄이 계속되면 식수까지 부족해질 수 있어 걱정이다.
늘 말하지만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변화가 있지 않으면 인간에게 큰 재앙이 올 것은 뻔하다. 그런데도 인간은 탐욕에 찌들어 눈 앞에 닥친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인간들 눈에는 오로지 돈돈돈 타령이다. 이 지구가 잘못되면 그놈의 돈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돈의 환각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작금의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이 지구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구를 뜨겁게 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줄여 나가야 한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사용을 줄여야 한다. 에어컨 사용을 줄여야 한다. 육식을 줄여야 한다.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 자동차가 너무 많다. 성인이면 누구나 한 대씩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 한 가정에 한 대면 충분하다. 자동차를 이용할 때는 자연바람을 이용해야 하고 집에서는 선풍기를 이용해야 한다. 처음에는 더위를 참기 힘들겠지만 자식 세대를 위해 실천해야 한다. 육식을 줄이거나 금지해야 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인간이 함부로 죽인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힘이 세고 지능이 높다고 해서 함부로 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서로 존중하며 같이 살아야 하는 것이 대우주, 대자연의 법이다.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오늘 한 번 쯤은 이 지구에 대해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