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한줄

쳐다보다 달이 되어 버렸나 달맞이꽃이여

slowmrlee 2022. 5. 26. 13:39
728x90

[쳐다보다 달이 되어 버렸나 달맞이꽃이여] - 달맞이꽃을 보고 지은 17자 시

달맞이꽃이 핀다. 해가 져야 꽃잎을 활짝 연다. 저녁 노을과 함께 어둠이 깃들 무렵 노오란 꽃잎을 활짝 여는 달맞이꽃은 마치 말없이 미소 지으며 기다리는 옛 여인의 정숙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월견초(月見草), 야래향(夜來香), 월하향(月下香)이라고도 부른다. 한방에서는 달맞이꽃의 뿌리를 약재로 사용하며 해열, 인후염, 기관지염에 이용한다. 종자를 월견자(月見子)라 하고 혈행개선 및 혈중콜레스테롤 저하제로 사용한다. 종자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고지혈증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며 여성의 생리통 및 갱년기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오두막 담벼락에는 보리수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잘 익은 열매를 따서 병에 넣은 후 담금소주를 붓는다. 보기도 좋고 열매의 성분과 향이 잘 우러난다. 백일 쯤 되면 독특한 향을 가진 술이 될 것이다. 오두막 뒤 언덕에는 산딸기 군락이 있다. 지금 이 순간 점점 붉게 익어가고 있다. 아마도 며칠 지나지 않아서 빨갛게 익을것 같다.

대숲에는 죽순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매마른 날씨가 한 달 넘게 지속되는데도 죽순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비가 오면 여기 저기서 뽀족한 머리를 내밀 것이다. 유월도 며칠 안 남았으니 곧 비가 내릴 것 같기도 하다. 유월이면 모내기를 하는 시기다. 이 때는 많은 비가 내려줘야 한다. 그러나 전 세계가 폭염과 가뭄으로 심각한 물 부족현상을 맞고 있다. 그 결과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벌써 밀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밀 생산 세계 두 번째 나라인 인도가 지금 사오십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인해 밀 농사를 망쳤다고 한다. 매년 봄마다 이와 같은 가뭄이 반복된다면 전세계는 식량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대부분의 곡식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더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요즘 농촌의 들판에는 보리와 밀 그리고 벼 모습을 보기 힘들다. 예전 이 맘 때면 온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었을 정도로 보리와 밀 농사를 많이 지었다. 보리와 밀을 수확하고 나면 곧바로 벼 농사가 시작되었고 가을이 되면 온 들판이 또 다시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그랬던 들판이 지금은 온통 비닐하우스로 변해 버렸다. 보리와 밀 그리고 벼는 돈이 되지 않는다고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이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식량을 대부분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직접 농사 짓는 것 보다 싸게 수입할 수 있지만 만약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식량전쟁이라도 일어나게 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수출국의 속국이 될 수 밖에 없다. 핵전쟁 보다 더 무서운 전쟁이 바로 식량전쟁이다.

산업화, 정보화도 좋지만 우리의 생명을 좌우하는 농업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산업화, 정보화는 자연과 반대되는 길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모든 생명체들을 죽게 만든다. 그러나 농업(농사)는 자연과 친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을 영원히 살리게 한다.

이 땅의 농사를 되살려야 한다. 그놈의 돈돈돈....돈타령, 그놈의 부동산 타령, 그놈의 주식타령 그만 하고 이제 좀 조용히 눈을 감고 진짜 자신과 만나야 한다. 어떤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 진짜 옳은 것인지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 복잡하고 매쾌한 도시의 삶을 내려놓고 대자연의 묵혀진 땅으로 내려와 욕심내지 않고 대우주, 대자연이 주는대로, 자급자족 하면서 즐거운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일까? 무슨 미련이 많아서, 무슨 꿈이 많길래, 무슨 욕심이 남았길래 썩은냄새가 진동하는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도시는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사람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도저히 살 수 없는 곳이다. 아주 아주 먼 옛날에도 지금의 인간들과 똑 같은 인간들이 있었다. 그들이 쌓아올린 도시와 그들의 탐욕은 깊은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작금의 인간들 역시 그 역사를 되풀이 하고 있다. 아뿔사!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