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붉게 익으면 황금빛 보리도 춤춘다
[보리수 붉게 익으면 황금빛 보리도 춤춘다] - 보리수 열매를 보고 지은 17자 시
보리수 열매가 붉게 익어가고 있다. 열매의 끝 부분에는 시든 꽃이 배꼽 마냥 달려 있다. 보리수 열매가 익기 시작하면 들판에는 황금빛으로 물든다. 바로 보리와 밀이다. 어릴 적에는 온 세상이 황금빛으로 가득했었는데 지금은 그 광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시기가 되면 농촌은 바빴다. 보리와 밀 타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탈곡기계가 있어 쉽지만 그 때는 모든 걸 사람 힘으로 해야 했다. 머리에 수근을 두르고 도리깨질을 하던 아버지와 외삼촌 그리고 옆에서 일손을 도우던 형님들이 떠 오른다. 오월의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는 마당에서 온 종일 도리깨질을 하고 손풍로로 깍대기를 날려 보내고 가마니에 담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새참 때 어머니가 내 오신 막걸리와 미나리전은 잠시나마 지친 몸을 달래 주었다. 어린 나는 타작하고 나온 보리 깍대기가 놀이터였다. 보리깍대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향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구수함이 있다.
세상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하나같이 탐욕에 물들었다. 지배자들을 만드는 정치공장이 특히 심하다. 여기서 만들어진 젊은 지배자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늙은 지배자들 뺨칠 정도다. 영악스럽고 가증스럽기가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다.
이 모든 잘못은 교육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의 교육은 지식과 과학 위주의 교육이었다. 자연을 어떻게 하면 더 착취할 수 있을까에 모든 교육이 집중 되었다. 산업사회 이전의 사회는 자연을 공경하고 두려워했다. 자연을 훼손해서 빼앗는다는 생각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과학이 점점 발달하면서 인간은 자연을 자신의 부를 얻기 위한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 지식을 쌓고 과학을 발전 시키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인간은 자연과 멀어졌고 권력과 재물에 눈이 먼 속물로 변했다.
작금의 세상은 권력과 부가 있어야 인간대접 받는 세상이 되었다. 부와 권력은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그래서 현재의 젊은이들에게는 꿈이 되었다.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짓임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늙은이들 보다 더 타락했다고 하는 것이다.
이 타락의 되물림을 끊어내야 한다. 먼저 부모세대들이 본성을 되찾아야 한다. 부모세대들이 깨어나야 한다. 잊었던 대자연성과 대우주성을 되찾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를 묻고 물어야 한다. 그기에 답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