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한줄

찔레꽃이 붉다 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구나

slowmrlee 2022. 5. 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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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이 붉다 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구나] - 찔레꽃을 보고 지은 17자 시

연분홍 찔레꽃이 핀다. 어느 노래 가사에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의아했다. 내가 그동안 봐 온 바에 의하면 찔레꽃은 흰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왜 찔레꽃이 붉다고 노래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꽃이 피기 전의 꽃망울이 붉은 색을 띄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고 보면 대부분의 봄꽃이 꽃망울일 때는 붉은 색을 띄다가 꽃잎이 펼쳐지면 흰색을 띤다. 찔레꽃도 이와 똑 같은데 왜 붉게 핀다고 노래했는지 궁금하다.

오두막 화단에는 붉은 장미와 작약과 패랭이가 피기 시작했다. 옹기종기 맺힌 꽃망울들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오월은 자연이 여러모로 짙어지는 시기인 것 같다. 산과 들은 푸르름을 더해 가고 꽃들은 그 색이 짙어지며 강물은 맑아지고 있다. 가만 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이 너무 고맙다. 매 순간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마주할 수 있는 나는 참 행복한 놈인 것 같다.

순간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고 한다. 나뭇잎이 변해가는 모습을 자세히 지켜본다. 풀 한 포기가 땅을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우고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본다. 꽃망울이 맺히고 꽃잎이 펼쳐지는 과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 꽃에서 열매가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본다. 눈에 띄는 모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다. 깨어서 자세히 지켜본다. 산과 들 그리고 강과 바다 등 주위의 자연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보면 늘 똑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각성된 의식으로 지켜보면 시시각각 변한다. 돌아서면 변한다. 그저 신비롭고 신기할 뿐이다. 매 순간 새로운 기쁨과 행복이 밀려온다.

삶을 무의식적으로 살면 지루하고 따분하다. 삶을 그냥 지나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에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나 이미 가버린 과거에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이 이렇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이런 삶은 지루함과 공허함을 가져온다. 사는 재미가 없다. 심하면 삶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모든 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 한 순간이라도 놓치면 안된다. 놓치지 않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 '파리 한 마리가 앉았다. 무의식적으로 내리친다. 아무 의식없이 신발을 벗어 던지고 집 안으로 들어선다. 무의식적으로 아무데나 소지품을 놓는다.' 이런 사람은 늘 찾다가 볼 일 다본다. 이 모두가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매 순간을 지켜보아야 한다. 깨어있는 순간 만큼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요 행복이다. 깨어있는 의식이 바로 본성(참 나)이다. 생각이나 마음에 빠져 있는 존재는 본성(참 나)이 아니다. 과거나 미래에 가 있는 존재는 본성(참 나)이 아니다. 지금 여기서 각성된 의식으로 지켜보는 존재가 바로 본성, 참 나다.

본성(참 나)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깎는다. 그것은 형식에 불과하다. 머리를 깍는다고 깨달음을 얻는다면 천 번 만 번이라도 깍을 것이다. 또한 굳이 절과 교회나 모스크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 깨달음은 본성을 찾는 일이다. 깨달음은 그 어떤 형식도 그 어떤 장소도 필요치 않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지금 여기서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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